게임 분석

[Space Invaders] & [Sleepy Kraken] 비교 및 분석

게임 기획자 최범근 2021. 8. 31. 02:23

19.04.08

 

[Space Invaders] & [Sleepy Kraken] 비교를 통한 클래식 게임이 모바일 게임에 미치는 영향 분석

목차

1. 클래식 슈팅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모바일 슈팅게임 슬리피 크라켄

2. 두 게임의 상이한 스토리텔링

3. 게임규칙의 공통/차이점

4. 게임요소의 움직임의 공통/차이점

5. 두 게임의 공통적인 속도감

6. 클래식 게임이 모바일 게임에 미치는 영향

 

 

1. 클래식 슈팅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 모바일 슈팅게임 슬리피 크라켄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게임 제작사 타이토에서 1978년 발매되었으며 플레이어에 대립하는 AI가 직접 움직이는 적의 개념으로서 처음 등장한 획기적인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용 게임기기만 하더라도 일본에서만 10만대가 팔렸고, 전 세계적으로는 30만 장의 매출고를 기록했을 정도이니 상업적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코인을 넣어야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동전품귀현상까지 일어났는데 이는 게임이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고, 이러한 신드롬과 맞물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당해 연도 게임 상을 모두 휩쓸며 1979‘Game Of the Year’에 선정되기에 이른다.

  당시 획기적이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플레이 방식은 이후, 게임 시장에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고 이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들도 대거 등장하게 되었는데 대표적으로 남코(Namco)’에서 개발한 갤럭시안(Galaxian)’갤러그(Galaga)’가 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슈팅게임의 모체로써 이후 슈팅게임들의 창조적 모방의 대상이 되었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모체로 한 발전에 힘입어 슈팅게임 장르는 게임 시장에서 하나의 주축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슈팅게임 역사의 창세기가 된 셈이다.

 

<그림 1 Space Invaders>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단순하고 빠른 템포(tempo)의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적합한 모바일 게임의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일차원적인 클래식 게임의 기본적 형태에 창의적인 스토리나 시스템을 덧붙인 게임들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플레이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슈팅 게임들 역시, 잦은 빈도로 등장하고 있다.

  주로 저비용으로 게임을 개발해야하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클래식 게임의 형태를 모방하는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착안하여 개발된 모바일 슈팅게임 중 하나가 바로, ‘슬리피 크라켄이다. ‘슬리피 크라켄20161월 모바일 인디게임 개발팀인 ‘Volcano Bean Apps’가 개발한 슈팅 장르의 모바일 게임으로 앱 스토어(App Store)에서 5만회 이상 다운로드가 되고 있으니, 선풍적인 인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슈팅게임으로서의 입지는 확보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 볼 수 있다.

<그림 2 Sleepy Kraken>

 

  사실, 그림 1그림 2에 나타나는 두 게임의 이미지만 나란히 두고 비교해 본다면 각각 우주선과 외계인그리고 문어와 바다라는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게임 요소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슬리피 크라켄의 개발팀인 ‘Volcano Bean Apps’는 자신들의 게임이 클래식 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과연, ‘슬리피 크라켄은 어떤 점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영향을 받았으며, 어떤 면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와는 구분되는 그들만의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2. 두 게임의 상이한 스토리텔링

 

 

<그림 3 Space Invaders & Sleepy Kraken>

  모든 게임은 기본적으로, 그 게임이 속해있는 동일한 장르의 게임들과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을 수는 있지만, 디테일한 게임 요소까지 분석하여 파고들었을 때는 뚜렷한 차이점들을 가진다. , 그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 그 고유의 특성은 게임의 배경이 되는 기본적인 스토리나 세계관에서 기인한다.

우선, ‘스페이스 인베이더슬리피 크라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슈팅게임의 기저에 깔린 공통적인 게임 시스템은 적으로 정의된 ‘AI’플레이어로 하여금 특정 캐릭터를 직접 조종함으로써 섬멸하고, ‘Score’를 기록하게 되면서 더 높은 ‘High Score’를 기록하기 위해 동기부여를 주고, 게임을 반복하여 플레이하게끔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대부분의 슈팅 게임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방식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게임들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거나,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다거나, ‘곤충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거나 하는 등의 게임의 배경이 되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여, 게임 전체의 분위기나 플레이 방식, 게임 클리어의 목적 등 여러 부분에서의 차이점이 독창적인 방식으로 게임 내에 표현된다.

 

  이와 같은, 게임의 스토리나 세계관의 차이가 그 장르의 모체가 되는 클래식 게임을 창조적으로 모방하는 기본적인 방법이며 스페이스 인베이더 창조적으로 모방슬리피 크라켄이 자신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이다.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게임의 제목 타이틀(Title)에서부터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듯이 플레이어가 직접 우주선을 조종하면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이자 게임 시스템 내에서 없애야할 적으로서 간주되는 외계인들을 격파하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다.

 

  이처럼,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는 앞서 말한, ‘갤럭시안’, ‘갤러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으며 현대적 슈팅게임으로 유명한 제비우스(Xevious)’‘1942’에서도 우주의 게임배경은 벗어났지만, 기본적으로 아래의 그림 4와 같이 플레이어가 지상 위를 비행하는 비행체를 조종하여 적들을 섬멸한다는 스토리라인이 사용되었으며 이와 같은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비행체를 주인공으로 삼아 진행되는 스토리는 이후에도 슈팅게임의 기본적인 개념으로서 자리 잡았다.

 

<그림 4 슈팅 게임의 비행체>

  반면, ‘슬리피 크라켄은 게임 제목 타이틀(Title)에서부터 우주와의 관련성은커녕 비행체가 등장할 것이라는 생각조차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슬리피 크라켄을 직역하면 졸린 크라켄으로, ‘크라켄이라는 존재가 아래의 그림 5와 같이 인간을 공격하는 신화 속 문어 형상을 띈 괴물체임을 생각해보았을 때, 플레이어가 졸린 문어와 관련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될 것이라는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의 배경은 바다에서 이루어지며 플레이어가 졸린 크라켄을 직접 조종하여 자신의 수면을 방해하는 해적들을 물리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스토리의 공간이 바다라는 점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비롯한 기존의 슈팅 게임들이 우주, 혹은 공중을 배경으로 진행된다는 점과 대비되는 참신한 특성을 보인다.

 

<그림 5 Sleepy Kraken의 모티브가 된 크라켄 이미지>

  또한, 플레이어가 인류의 편에 서서 인류를 위협하는 외게 세력이나 반대 세력을 물리치는 기존의 대립 관계에서 벗어나서 역으로 플레이어가 크라켄을 조종하여 인간들을 공격한다는 설정에서도 차별화된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문어를 조종하여 인간을 격퇴한다는 슬리피 크라켄의 독특한 설정은 스페이스 인베이더이후, 슈팅게임이 기본적으로 적용해오던 관습적인 스토리라인 설정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이 게임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있다.

 

3. 게임규칙(Game Rule)의 공통점/차이점

 

  앞서 말했지만, 두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적들을 섬멸하여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두 게임 모두, 게임의 인플레이(In-Play)상황에서 플레이어가 패드나 터치스크린을 통해 명령을 입력(Input)하게 되면 즉각적으로 캐릭터가 반응(Output)하여 캐릭터가 AI를 공격하게 되는 ‘Tap and Smash’의 방식을 취하고 있음에는 동일하지만 게임이 종료되는 조건에 있어서는 상이한 규칙을 지니고 있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경우, AI들이 화면 상단에서부터 미사일을 쏘며 플레이어를 지속해서 공격함과 동시에, 그림 6과 같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AI가 아래쪽으로 밀려 내려오게 된다. 만약,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AI가 발사한 미사일에 맞거나, AI가 바닥에 닿는 순간, 그림 7처럼 게임은 즉각 종료된다. 플레이어는 AI가 바닥에 닿지 않게 모든 AI를 격파하면 된다.

 

<그림 6, 7, 8>

  즉, ‘스페이스 인베이더규칙의 키워드는 지속적으로 플레이어가 AI의 공격을 회피하면서, 동시에 적이 바닥에 닿지 않게끔 끊임없이 공격하여 그림 8처럼 더 높은 점수(Score)를 기록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인 것이다. ,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조종하며 회피공격을 통해 ‘High Score’를 기록하는 것에 동기부여를 받고 이를 목표로 플레이하게 된다.

 

  반면, ‘슬리피 크라켄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비교했을 때, 플레이어가 잠들어 있는 크라켄이라는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여 ‘High Score’를 기록하기 위해 크라켄이 잠에서 깨지 않도록 최대한 적을 물리쳐야한다는 기본적인 인플레이 규칙은 동일하지만, 플레이어가 AI를 공격하는 방식이 공격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플레이어의 공격방식이 어떻게 선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림 9, 10>

  그림 9에 이 게임의 규칙이 잘 요약되어 있듯이,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크라켄은 플레이 화면의 맨 밑바닥인 해저에 위치한 채로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AI(해적)를 공격하게 되는데 해적들은 화면에 등장한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적을 울리게 된다. 경적이 울리면 크라켄이 잠에 빠져 있을 수 있는 상태인 그림 10에 표시해둔 수면 게이지가 줄어들게 되고 그 게이지가 완벽히 소멸하게 되면 크라켄이 잠에서 깨어버리면서 게임이 종료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경적이 울리기 이전에 해적들을 빠르게 섬멸해야하는 것이다.

 

<그림 11, 12>

 

  또한, AI의 종류가 앞서 말한 일정 시간 이후에 경적을 울리는 해적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11과 같이 공격을 하면 폭탄이 터져 폭발하는 폭탄을 실은 해적선은 공격하면 안 될 AI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이 게임은 적을 빠르게 공격해 섬멸하는 일차원적인 ‘Fast Tab and Smash’ 방식의 게임이 아니다.

 

  ‘슬리피 크라켄에는 빠르면서도 적을 선별하며 공격해야 하는 복합적인 게임 규칙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림 12에서와 같이 일반적인 통념으로 수면 시에 양들을 세면 잠에 빠진다는 속설에 의해 도입된 양이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도입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양들을 공격하면 수면 게이지가 보충되기도 하지만 특정 양들은 오히려 수면 게이지를 소모시키게 되는데 이처럼 랜덤(Random)한 확률로 양을 공격했을 때의 얻는 보상이 에 달려있다는 요소 역시 기능하고 있다.

 

  또한, AI의 공격을 한번이라도 맞게 되면 즉각, 게임이 종료되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달리 슬리피 크라켄은 앞서 말한 그림 10과 같이 게이지(gauge)’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게이지가 모두 소멸되지 않는 한, 적을 물리치지 못하더라도 게임은 종료되지 않는다. 이 점으로부터 게임 자체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슬리피 크라켄이 상대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생존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두 게임은 공통적으로 게임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스테이지(Stage)를 거쳐 가며 스토리의 엔딩을 좇는 방식이 아니고, 다수의 플레이들이 서로 연관이 없으며 한 번의 플레이가 끝나면 다시 새로운 플레이를 하게 되는 방식의 게임이다. 여기에 특정 조건이 발동하여 종료되기 이전에는 점수를 기록하는 것에 특정 제한이 없다는 점 역시, 공통적인 규칙으로 작용하고 있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통해 AI를 공격하여 점수를 기록하는 규칙 역시 동일하게 취하고 있긴 하지만 플레이어의 공격 방식이나 게임 종료 조건에서 각각의 고유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동일한 장르의 게임임에도 게임의 정체성이나 특징, , 아이덴티티의 상이함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4. ‘게임 요소의 움직임의 공통점/차이점

 

  슈팅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AI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AI를 공격해야 하는 동체 시력을 요구한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역시, 슈팅게임의 초창기의 형태이기 때문에 고난이도의 동체 시력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그러한 능력을 요구하는 게임의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슬리피 크라켄AI의 공격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AI가 경적을 울리기 전에 빠르게 AI를 공격해야하므로 마찬가지로 동체시력이 요구된다.

 

  이처럼 게임 자체가 매우 역동적이기 때문에 슈팅게임은 플레이어의 캐릭터와 AI 사이에 공격과 회피라는 상호작용을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것이 기본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게임 장르이다. 따라서 동적인 슈팅게임 장르의 특성상 게임 내 요소들은 플레이어-AI간의 상호작용 시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는 움직임(Movement)을 가진다는 특성 역시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림 13>

  ‘스페이스 인베이더에서는 그림 13과 같이 게임의 구성요소 속 유기체들로부터 상하좌우의 움직임이 모두 드러나고 있다. 앞서, 게임 규칙에서도 말했듯 AI는 기본적으로 좌우로 움직임과 동시에 점차 아래로 내려오게 되기 때문에 좌우로만 움직임이 제약되어 있는 플레이어의 캐릭터보다는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AI는 우선 플레이 화면의 가장 위쪽에 위치하여 우측으로 이동한다. 이후 맨 우측 열의 끝에 도달하면 한 칸 아래로 움직이게 되고, 다시 반대 방향인 좌측으로 움직이며 바닥에 닿는 순간까지 이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AI가 쏘는 미사일은 아래쪽 방향으로 플레이어에게 향하는데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좌우로 움직이며 위쪽의 AI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며 AI가 바닥에 닿는 것을 방지하며 높은 Score를 기록하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 한다.

 

<그림 14>

  그림 14에서 알 수 있듯이 슬리피 크라켄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기체들이 정적인 움직임을 갖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크라켄은 움직임이 불가능하도록 고정되어 있으며 AI 역시, 서로 다른 위치에서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허용되는 움직임은 오직 좌우의 움직임뿐이라는 점에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제약된 움직임의 허용 범위를 보이고 있다.

 

  두 게임 모두 움직임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하좌우에서 일정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점은 동일하고 그 움직임의 방향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평면적인 움직임이 X축과 Y축의 2D 그래픽 좌표에서 이루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최근 3D를 바탕으로 다양해진 시점과 움직임을 보이는 최근의 슈팅게임들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답답하고 올드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모체를 이어받은 최근의 슈팅 게임들은 아래 그림 15~18에 나타나듯 앞서 이야기한 두 게임과는 다르게 게임 요소들이 상하좌우는 물론 대각선으로의 움직임도 허용이 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1인칭 슈팅게임인 FPS(First Person Shooter) 장르의 탄생과 발전에 더불어 X, Y축을 벗어나 Z축 혹은, 그 이상의 축까지 사용됨으로써 3D 혹은 4D 그래픽위에서의 게임 구현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유기체들의 더욱 입체화된 모션(Motion)까지도 가능해졌다.

 

<그림 15~18 (시계방향)>

 

  따라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움직임 역시, 거의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으며 플레이어는 더욱 입체적이고 폭넓게 게임의 요소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쉽게 말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들은 더 긴장감 있고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움직임에 제약이 많은 스페이스 인베이더슬리피 크라켄은 플레이어에게 긴장감 있고 재미있는 게임을 더 이상은 제공할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5. 두 게임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속도감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슈팅게임의 완전한 초창기 모델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사실, 현대 게임과 동일선상에 놓고 게임의 다양성, 기술력, 그리고 현대 플레이어들을 만족시킬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해 그것들과 비교하려는 시도가 무척이나 가혹한 행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현대 게임 플레이어들에게 더 이상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플레이하기에 그다지 긴장감이나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이 아닐 것이란 점이다.

 

아직 외계인들이 중간 지점을 지나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림 19>

  분명,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요즘의 게임들과 비교해서 속도감이 무척이나 느린 것이 사실이다. 플레이어가 격파해야할 AI들 역시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바닥으로 향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속도가 느리더라도 그것이 상대성을 띄게 되면 빠르기의 상이함을 느껴 속도감을 느끼게 된다. AI들은 분명 초반에는 천천히 아래로 향하지만 그림 19의 상황과 같이 점차 바닥에 가까워질수록 내려오는 속도가 급속도로 상승한다. 플레이어는 바로 이 상대적 속도감으로부터 긴장감과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 체감속도가 불러일으키는 속도감은 AI들이 속도가 더욱 빨라지기 전에 최대한 많이 격파를 시켜야한다는 심리와 적들이 점차 빠르게 내려오면서 게임이 종료되지 않게끔 긴장하게 되는 심리를 결합시켜 요즘 게임들과의 비교해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여전히 긴장감 있고 몰입도 있는 게임으로 유지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모방한 슬리피 크라켄역시, 이러한 속도의 미학을 극도로 살림으로써 상대적으로 단순한 게임구성과 게임 요소가 가지는 평면적인 움직임의 제약을 극복하고 있다. 일단, ‘슬리피 크라켄은 요즘의 게임들과 비교하더라도 속도감 자체는 빠른 편에 속하는 편이다. AI가 경적을 울리기 이전에 적들을 섬멸해야 한다는 게임의 기본규칙부터가 이 게임이 얼마나 속도감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림 20>

  ‘슬리피 크라켄은 해적의 등장과 움직이는 속도에서 경적이 더 느리게 혹은 빠르게 울리거나 하는 등의 속도의 변화는 없지만 일정하게 빠른 게임템포(Tempo)가 유지되는 절대적 체감속도를 통해 유저들의 긴장감과 몰입을 유지시킨다. 기본적인 게임 속도가 매우 빠를뿐더러,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고정되어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는 패드 게임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다른 곳에 나타나는 스크린 상 임의의 지점을 순간적으로 반응하여 터치해야한다는 점 역시, 게임의 속도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AI들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항상 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하여 이동하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달리, ‘슬리피 크라켄그림 20처럼 적들이 어디에서 등장하게 되는지 예측할 수가 없고, 그러한 AI들의 이동반경이 되는 맵(Map)의 크기 역시도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에 AI가 등장과 퇴장이 더욱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진다.

이처럼 여러 요인들을 통해 부각된 속도감이 슬리피 크라켄이 지닌 단순한 움직임과 게임 구조의 한계를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플레이어에게 몰입과 긴장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두 게임이 속도감이라는 요소를 통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게임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으나 그 방식이 상대적인 것인지 절대적인 것인지 에는 방식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이 점 역시도 슬리피 크라켄스페이스 인베이더와는 다른 방식을 통해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다.

 

6. 클래식 게임이 모바일 게임에 미치는 영향

 

  게임이라는 것은 창조적 모방의 연속을 통해 발전하고 진화해 왔으며 이와 같은, 지속적인 기존의 게임들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창조의 시도가 지금의 고도화된 현대 게임 시장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PC나 콘솔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은 오랜 시기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실과도 같은 그래픽, 방대한 세계관, 복잡하고 난이도 높은 플레이 방식 등 여러 부분에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퀄리티의 게임으로서 제작이 되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발전과 맞물려 PC/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수준이나 관심사도 함께 높아졌기 때문에 현대 PC/콘솔 게임 소비층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키는 것은 게임 회사 입장에서도 매우 난이도 높은 일이 된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PC/콘솔로 이용 가능한 높은 퀄리티의 게임들에서 클래식 게임의 요소가 직관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를 찾는다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인데, 이것은 현대의 PC/콘솔 게임 유저들이 현대의 시선으로는 너무나도 단순해 보이는 클래식 게임이 현대의 게임에 원형 그대로 등장하는 것은 유저들을 전혀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PC/콘솔 게임 유저들은 이미 게임의 기초적인 장르로 스며든 클래식 게임들의 원초적인 요소들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식하지 못할뿐더러 유저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게임 회사 역시, 이러한 클래식 게임에 여러 요소를 부가하여 더욱 다각화, 고도화된 상태로 모방을 하고 있으므로 PC/콘솔 게임과 클래식 게임간의 연결고리(공통점, 차이점)를 직접적으로 분석하기에는 꽤나 모호한 부분이 있다.

 

최근의 PC/콘솔 게임들
클래식 게임들

  그러나 상대적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소비층은 PC/콘솔 게임 소비층과는 달리 게임자체에 그 관심이나 주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사용의 부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기댓값이나 니즈(Needs)의 기준선이 그렇게 높지 않다. 더군다나 젊은 층이 대다수인 PC/콘솔 게임의 소비층과는 달리 모바일 이용자는 특정 층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거나 재미를 느끼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제작사 입장에서는 굳이 이후 이차 판매품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게임 스토리텔링에 신경을 쓰거나, 더욱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만드는데 투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오히려 클래식 게임 형태의 적은 투자자본이 들어가는 게임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따라서 오늘 날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주로 짧은 시간 안에 심심풀이 혹은 시간 때우기 용도의 난이도와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여러 대기업들은 PC/콘솔 게임과 버금가는 고퀄리티의 게임들을 제작하여 내놓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이며,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퀄리티의 직관적인 인디게임들이다. 이러한 게임들의 대부분은 옛 클래식 게임들의 요소가 원형 그대로 게임에 적용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슬리피 크라켄역시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같이 일차원적인 슈팅게임 방식의 게임을 모방한 것이며 이외에도 많은 인디 게임들은 원터치 플레이 방식으로 이루어져있거나 혹은 방식을 달리할 수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이와 비슷하게 단순한 게임 플레이 형태를 취하고 있다.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 이러한 방식의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 참고하거나 모방하기에 가장 적합한 게임이 바로 예전의 레트로 감성, 쉽고 직관적인 게임들, , 클래식 게임들인 셈이다.

 

  앞서 말했듯, 모바일 게임의 주 소비층은 모바일을 주목적으로 사용하고 게임을 부수적으로 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는 그들로 하여금 이 정도의 게임이면 나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라는 생각을 주입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최대한 게임의 이미지가 직관적이고 플레이 방식이 단순할 필요가 있으며 캐주얼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의 주된 장르로 사랑받게 되었다.

 

  최근의 콘솔/PC 게임들은 보통 게임의 난이도가 어렵거나 혹은, 스테이지 단계를 하나하나 거쳐나가며 게임 상의 스토리라인을 클리어(Clear)하는 긴 템포의 방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게임에 큰 흥미가 없는 모바일 게임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방식의 게임을 플레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스페이스 인베이더슬리피 크라켄의 경우에는 게임 자체를 클리어 하는 개념이 아닌 그저 단순하게 한 번의 플레이를 통해 높은 점수를 얻고자 시도하는 과정이고, 플레이어는 언제나 부담 없이 그 시도를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자체를 즐기거나 클리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시간을 보내거나 재미를 얻기 위해 게임을 하는 모바일 게임 플레이어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적합한 게임이다.

 

  물론, 최근의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발전을 지속해오며 높은 퀄리티의 게임들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클래식 게임을 차용한 인디 게임들의 비율도 낮다고 볼 수 없다. 게임을 처음 접했던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중독을 선물해주었던 197~80년대의 클래식 게임은 이미 PC/콘솔 분야에서는 하나의 요소로써 자리 잡아 비록 플레이어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게임의 요소로써 자연스레 플레이어에게 재미를 스며들게끔 하고 있고,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여전히 주요한 모체로써 사용되며 재미를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해주며 그 영향력을 극도로 펼치고 있다.